조선왕조실록을 지키기 위해 민간이 나섰던 임진왜란 속 그날의 기억이, 433년을 넘어 오늘의 시민운동으로 피어난다. 오는 6월 22일(일), 충청남도 보령시 성주사지 천년역사관 일원에서 개최되는 ‘2025 제7회 국가유산지킴이날’ 기념행사가 그 무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국가유산지킴이운동 20년의 성과를 조망하고, 새로운 100년을 여는 선언의 장으로 기획됐다. 특히 폐사지에서 열리는 최초의 국가유산청 주관 행사이자, 다문화가정과 장애인 등 사회배려 대상자 300여 명이 함께하는 포용형 국가유산행사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잇는 미래
‘국가유산지킴이날’은 1592년 6월 22일, 유생 안의·손홍록 등이 임진왜란 중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과 어진을 내장산으로 옮겨 지켜낸 날을 기려 2018년 제정된 기념일이다. 이들은 나라가 무너지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기록과 정통성을 지켜냈고, 이 정신은 21세기 시민운동으로 계승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63개 기관, 6만9천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유산 현장 보존, 환경 정화, 해설 및 홍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바로 이들이 ‘지켜온 자부심’을 함께 나누는 전국적 연대의 현장이다.
■ 성주사지, 유산운동의 성지로 부활
행사 개최지인 보령 성주사지는 고려 말 창건된 선종 고찰로,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이후 오랫동안 잊혀졌던 한국 불교 선사상의 요람이다.
특히 이날 공개되는 사명대사 미공개 유묵은 일본 현지 조사 중 발굴된 국내 첫 공개자료로, 그가 호국·평화외교를 실천했던 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다. 함께 전시되는 성주산문 무염선사의 철학, 사명대사의 고조부와 보령과의 인연, 그리고 성주사지의 복원 과정은 K-유산운동의 뿌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하게 한다.
■ 시민의 손으로 잇는 국가유산의 미래
공식행사는 민속 상모돌리기, 윤리강령 낭독, 기념사 및 축사, 유공자 표창, 산불피해 감사장 전달 등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지킴이’의 역할이 이제 ‘보존’을 넘어 ‘실천과 창조’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령시는 행사와 함께 다음과 같은 지속가능한 유산운동 모델을 제시하며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참여형 평화유산 캠페인
청소년 대상 역사외교 체험 교육
K-콘텐츠와 연계한 공연·전시
유휴유산 공간을 활용한 문화창업
지자체-지킴이단체 공동 예산사업
이러한 모델은 국가유산이 지역소멸과 청년문화 위기를 극복하는 미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주요 인사 메시지
<김태흠 충남도지사>
“국가유산은 우리가 함께 가꿔야 할 미래의 나무입니다. 지킴이운동은 그 뿌리를 단단히 내린 시민문화의 결정체입니다.”
<최호운 한국국가유산지킴이연합회 회장>
“문화유산은 시민의 손을 통해 되살아납니다. 성주사지는 과거를 복원하는 장소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지혜의 공간입니다.”
<김동일 보령시장>
“보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유산지킴이 전국대회와 기념일을 모두 유치한 도시입니다. 우리는 국가유산의 새로운 100년, 그 중심에서 미래세대와 함께할 것입니다.”
■ 문의처
-한국국가유산지킴이연합회
☎ 042-489-8850
-보령국가유산지킴이봉사단
☎ 010-5402-3359
-보령시 관광과
☎ 041-930-6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