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편지를 통해 시대를 넘어 옛사람들의 공감을 선사하는 기증유물 특별전《한글편지, 문안 아뢰옵고》가 오는 10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B에서 열린다.

이번에 전시되는 한글편지는 서울역사박물관이 개관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서울 시민이 기증한 것으로, 이를 정리 연구하여 한자리에 모은 성과를 보여주는 기증유물 특별전이다. 아들과 어머니, 시부모와 며느리, 사돈과 형제자매 등 다양한 관계의 안부 인사, 물건 목록, 보고문을 포함한 총 60여 건의 고문서 편지를 만나 볼 수 있다.

편지를 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연출한 도입 영상, 어머니의 편지 이미지

전시장 입구의 ‘도입 영상’과 ‘어머니의 방’은 순천 부사로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연출한 공간으로, 서울에 살던 어머니가 아들을 먼 타국에 보낸 듯한 간절한 사랑과 걱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옛 한글은 띄어쓰기 없이 흘림체로 쓰였기 때문에 읽기가 쉽지 않지만 판독문과 현대어 번역문을 패널과 키오스크로 제공하여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이야기 영상과 내레이션 등을 통해 한글편지를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편지를 쓰다’는 가족 간에 오가는 ‘효孝’와 ‘예禮’의 실천으로서의 한글편지, 제2부 ‘편지를 읽다’는 정보와 내용을 전달하는 실용적 소통 수단으로서의 한글편지, 제3부 ‘편지를 보관하다’에서는 기증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의 활동을 조명한다.

※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올리는 글 ‘고목(告目)’_한글 고목, 1875년

김사성 간찰, 1881년

쥬방문조과법, 조선후기

종자부 한글편지, 기축년(1889년)

제1부 한글편지에는 서울에 살던 어머니는 순천 부사로 떠난 아들에게 새해에는 좋은 소식을 자주 듣기를 바라는 안부를 전하고, 조카며느리는 작은 아버님께 평안한 새해를 기원하는 인사를 전하는 등 부모와 자식, 시부모와 며느리, 사돈과 형제자매 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 속에 따뜻한 사연들이 담겨 있다.

제2부의 한글편지는 안부·축하·위로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물건이나 돈 등을 보내며 한글편지를 동봉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보내달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 등 당시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실용적인 역할을 했던 편지들을 소개한다.

제3부에서는 박물관 전체 소장 유물의 약 56%를 차지하는 기증유물의 가치를 높이고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수장고에서 수행하는 업무를 소개하고, 전시된 한글편지 정리 성과를 알리기 위해 30건의 한글편지 내용을 키오스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유물 특별전 홍보 포스터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얻은 공감을 바탕으로 연말연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직접 편지를 쓰고 보내는 체험 이벤트도 마련했다. 시전지 문양 엽서에 편지를 쓴 뒤 전시실에 있는 옛날 우체통에 넣으면, 실제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전시 기간은 10일(수)부터 내년 3월 2일(월)까지이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서울역사박물관 최병구 관장은 “옛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에는 사랑과 그리움, 배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 여러분께서도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따뜻한 인사를 나누는 정서를 온전히 느껴 보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관련자료 서울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