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물무산의 질퍽질퍽 황톳길 푯말(사진 한병기)
영광은 오랫동안 굴비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오늘의 영광은 먹거리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이제는 물무산을 중심으로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유산을 만들어 가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무산 가는길에 만난 풍경(강변의 배롱나무 꽃, 돌담에 흐드러진 능소화, 들녁에 피어난 연꽃과 파란하늘)
▶물무산, 영광의 심장으로 뛰다
물무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숲속 둘레길 10km, 유아숲체험원, 가족 명상원, 편백 영상원, 하늘공원까지 다양한 시설을 품은 종합 산림복지 공간이다. 특히 2018년 개장한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비대면 관광지로 이름을 알리며 영광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황토의 따뜻한 기운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걷는 2km 황톳길은 ‘질퍽한 구간(0.6km)’과 ‘마른 구간(1.4km)’으로 나뉘어 있다. 신발을 벗고 흙을 밟는 순간, 사람들은 일상의 무거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그 길 위에서는 세대의 구분이 사라진다. 청춘 남녀는 웃음을 나누고, 아이들은 흙을 만지며 자연과 친구가 된다. 노부부는 손을 잡고 걸으며 지난 세월을 이야기한다. 물무산은 세대를 잇는 치유의 무대이자, 영광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문화유산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향유하는 물무산 질퍽질퍽 황톳길
▶불갑산·역사·바다로 확장되는 문화유산
물무산이 영광의 ‘현재’를 상징한다면,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감동의 순간’을 선사한다. 산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수백만 송이 상사화는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이자 축제의 문화유산이다. 또한 영광은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라는 역사적 상징을 간직하고 있으며, 서해의 품에서는 칠산바다와 송이도가 생명의 터전이자 살아 있는 자연유산으로 존재한다. 역사와 신앙, 자연과 생활이 모두 어우러진 이 무대는 영광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영광 법성포구네 위치한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네이버 캡처)
▶살아 숨 쉬는 영광의 미래
굴비에서 시작된 영광의 이야기는 이제 물무산의 황톳길과 불갑산의 상사화, 바다와 섬, 그리고 역사적 유산으로 이어진다. 영광은 보존하는 고장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유산을 창조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물무산의 황톳길을 걷는 발자국 하나하나가 바로 미래의 유산이다. 그리고 그 발자국은 영광을 찾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물무산에는 다양한 편의시설과 맥문동, 시원한 발씻는 장소가 여러곳에 비치되어 있다.
▶영광으로 오라.
“굴비의 고장을 넘어, 물무산에서 시작해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의 도시 영광으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