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2025. 6월 10일부터 조선 전기 미술을 조명하는 특별전시 〈새나라 새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의 건국세력인 사대부들이 유교이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면서 예술의 분야에서도 이러한 정치이념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떠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전시는 회화, 도자기, 불교미술 등 크게 3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회화 전시에서는 조선 전기 도화서 화원으로 가장 영향력 있었던 안견의 작품과 고사관수도로 유명한 강희안의 작품을 포함한 다양한 회화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안견의 ‘산시청람도’는 조선 전기 사대부들이 추구했던 새로운 이상경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산수화를 그릴 때 화면 오른쪽에 언덕과 산을 치우치게 배치하고 왼편에는 넓은 강을 두어 공간의 확산을 표현하였는데 이는 당시 화풍에 폭넓게 영향을 미쳤다. 또한, 6조 관청 소속 관리들의 사적모임 장면, 당상관 중 일흔이 넘은 사람들의 모임인 기영회 모임 장면 등을 통해 당시 지도층 관원들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영회도(원로 관료들의 모임)
2부 도자기 전시에서는 조선이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면서 공물의 일종이었던 도자기의 생산을 체계적으로 통제하고자 했던 제도적인 노력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려 상감청자의 귀족적 전통에서 벗어나 분청사기, 상감분청사기, 인화분청사기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화려함 보다는 다소 투박하나 절제되고 실용적인 면을 강조했던 시대상을 엿 볼 수 있다.
백자철화매죽문호
3부 불교미술 전시에서는 조선 초기 불교미술의 대표작들을 불상, 불화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숭유억불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조 연간 전통적인 금동불상과 더불어 티베트계 불교 미술양식이 유행했는데 신체와 이목구비가 균형잡히고 자연스러운 옷주름 등 이 그것이다. 특히,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등 수준높은 목조불상 제작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불교미술은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우리민족의 의식과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새나라 새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은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시작과 함께 시도되었던 새로운 한국미술 기법을 회화와 도자기, 불교미술을 통해 살펴보고, 조선 전기 주류계급의 이상적 세계관과 그들의 생활상, 실용적이고 절제된 미학, 그리고 면면히 이어졌던 불교미술을 재조명함으로써 당시의 예술 전반을 깊이 있게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조선 전기 미술을 전체적으로 소개하고, 그 속에서 배어나오는 시대정신과 예술적 성취를 널리 알리는 뜻 깊은 자리”라며, “많은 시민들이 이번 전시에서 감동과 영감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전시는 6월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매일 10시부터 18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수, 토요일은 21시까지)
장소: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용산구 서빙고로 137)
K헤리티지 전문기자 박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