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가시광선 투과 프리즘으로 색채를 논하던 시대에 괴테는 인간 내면의 세계와 자연을 매개로 색채를 이야기했다.
어떠한 매질을 통하느냐에 따라 감각적이며 도덕적이고 미학적이다.
괴테의 색채론으로 우리의 술 백주를 말해볼까.
색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흰색은 빛의 색이며 모든 색이 흡수되었을 때 나오는 색이다. 맑고 투명해야 빛을 살릴 수 있는 색 ‘백색’,
백의 민족인 한국인. 흰 옷이 어울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얼굴빛이 맑아야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탁하거나 천하지 않아야 그 색이 잘 어우러진다.
투명한 쌀알이 쪄지면 뽀얀 백색이 되고, 그것을 발효시키면 백주(白酒)가 된다. 삭히고 비움을 통해 충만함을 빚어낸다는 점에서 백색과 우리 술을 많이 닮았다. 막걸러 막걸리 , 여과하지 않아 탁주이겠지만, 사실 그 여과되지 않음이 쌀의 본디의 맑음과 빛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갈하고도 말갛게 빛이나는 쌀의 술을 보면 우리의 술이 아직 제 이름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부자탁주는 서울양반가에서 마시는 방식으로 만든 고급스런 술로 일반막걸리와 다른, 백주(白酒)이다. 생쌀을 곱게 갈아 발효시켜 만든다. 그래서 쌀에 들어있는 아미노산과 식이섬유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술을 여름에 얼음을 띄워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았을 때, 겨울에 한강에서 얻은 얼음을 잘 보관했다 썼으므로 극히 드물고 비싼 술이라 정말 부자들만 마셨겠다. 백주의 방식이다보니 색이 젖빛같이 뽀얗고 곱고 균일하며, 신맛이 적고 탄산도 거의 없으며 단맛이 난다. 처음엔 페트병이었으나 지금은 유리병으로 한층 고급스럽다. 단맛이 나는 막걸리라 새콤매콤한 건건한 음식이 잘 어울린다. 375미리에 10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