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회재 박광옥선생의 나눔 정신이 깃든 광주와 남원 운봉 일대를 방문한 유교아카데미 수강생들의 단체사진(사진촬영 김오현)

【광주광역시=헤리티지뉴스】벽진서원(원장 최흥열) 유교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지난 8월 9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회재 박광옥(懷齋 朴光玉, 1526~1593)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특별한 현장 탐방에 나섰다. 2025년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선생의 나눔 정신이 깃든 광주와 남원 운봉 일대를 방문하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탐방에는 유교아카데미 수강생 30명과 운영진 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개산방죽(介山防築, 현 전평제)과 수월당(水月堂), 황산대첩비지(荒山大捷碑址), 그리고 남원 가야고분군을 차례로 방문하며 선생의 정신과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교아카데미 수강생들은 광주광역시 서구 개산방죽 을 방문하여 박이채 보존회장으로부터 회재박선생유허비와 수월당에 관련된 설명을 듣고 주변을 개산방죽 주변을 돌아보는 수강생들...

탐방단은 먼저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개산방죽(현 전평제)과 수월당을 찾았다. 이 장소는 가뭄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을 위해 회재 선생이 자신의 재산을 털어 저수지를 축조하고, 함께 학문을 논했던 유서 깊은 곳이다. 탐방단은 이곳에 세워진 회재박선생유허비(懷齋朴先生遺墟碑)를 보며 백성을 향한 선생의 깊은 애민 정신과 봉사 정신을 기렸다. 특히 수월당에서는 고경명, 고경순, 이일원 등과 시를 짓고, 고봉 기대승(高峯 奇大升)선생과는 성리학을 토론하며 백성들을 위한 선도향약 실시에 대해 논의하는 등 애민 정신을 실천한 현장이다.

당시 운봉현감이었던 회재 박광옥 선생이 황산대첩비를 세운 황산대첩비지를 방문하여 현지 해설사의 안내로 황산대첩의 배경과 비문 내용을 상세히 듣고 있는 교육생들...

남원 황산에서 왜구 수장 아지발도의 무리를 대파한 전투로 조선 건국의 기반이 된 사건 설명과 일제에 의해 파괴된 파비각과 주변유적들을 살펴보는 교육생들...

동편제 탯자리 비전마을도 방문하여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이자 가왕으로 불리는 송흥록, 박초월 선생의 생가들 살펴본 교육생들...

광주에서의 탐방을 마치고 남원 운봉으로 향한 탐방단은, 이후 전북 남원시 운봉읍으로 이동해 점심 식사를 한 뒤, 역사적 의미가 깊은 황산대첩비지(荒山大捷碑址)를 방문했다. 현지 남원시 최명순 해설사의 안내로 황산대첩의 배경과 비문 내용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황산대첩(荒山大捷)은 1380년(고려 우왕 6년), 이성계(李成桂)가 삼도관찰사로서 남원 황산에서 왜구 수장 아지발도의 무리를 대파한 전투로, 조선 건국의 기반이 된 사건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1577년(선조 10년), 당시 운봉현감(雲峰縣監)이었던 박광옥(朴光玉) 선생이 황산대첩비(荒山大捷碑)를 세운 것이 바로 이 비지(碑址)다. 현재 황산대첩비지(荒山大捷碑址)는 사적 제104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황산대첩비지(荒山大捷碑址) 바로 옆 마을인 비전(碑前)마을도 방문했다. 이곳은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이자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송흥록(宋興祿, 1801~1863) 선생의 생가가 위치한 곳으로, 민속음악의 진양조를 판소리에 도입해 극적이고 예술적인 표현 영역을 확장한 인물이다. 동편제는 그의 아우 송광록(宋光綠), 손자 송만갑(宋萬甲)에 의해 대를 이어 발전했고, 인간문화재 박초월(朴初月) 명창의 고향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는 비전마을에 국악성지가 조성되어 송흥록(宋興祿) 생가와 박초월(朴初月) 고택이 복원되었으며, 지역 국악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여정의 마지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원 가야고분군(南原 伽倻古墳群)을 둘러보았다. 운봉고원 일대에 위치한 이 고분군은 5~6세기 가야 연맹체의 서북부 지역 정치체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가야홍보관(伽倻弘報館)에서는 중국계 청동거울과 백제에서 수입된 금동신발 등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당시 가야가 주변국과 활발히 교류했음을 확인하며, 가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원 가야고분군 중에 두락리 고분을 둘러 본 교육생들...

가야홍보관에서는 상주 해설사로부터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가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는 교육생들...


모든 일정을 마친 후, 6년째 유교아카데미에 참가하고 있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이형만 고문은 강의실에서만 듣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회재 박광옥(懷齋 朴光玉)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이번 현장 탐방은 광주와 남원 곳곳에 남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시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벽진서원 보존회 박이채 회장은 "이번 탐방이 참가자들에게 회재 박광옥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민 의식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경 모든 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안전하게 벽진서원으로 돌아왔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현장 방문을 넘어, 과거의 위대한 정신을 오늘날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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