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제31대 주지 선거에서 원경스님이 과반 득표로 4연임에 성공하며, 한국불교계의 안정과 지역불교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18일 오후 공주시 마곡사 경내 관음전에서 열린 산중총회에서 원경스님은 총 87표를 얻어 65표의 제민스님과 2표의 혜룡스님을 제치고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전체 선거인단 167명 중 156명이 투표에 참여해 높은 관심과 열기를 반영했다.

당선 직후 원경스님은 “다시 한 번 마곡사를 섬길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그동안 부족했던 지역 포교와 불교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또한 승려복지의 구체적 해법을 만들어 모든 스님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사찰 운영권을 넘어, 지역 불교문화유산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원경스님은 공약을 통해 ▲비구니 수행관 건립 ▲승병장 영규대사 묘역 성역화 ▲사찰 미불용지 정비 추진 등 지역밀착형 불사 계획을 약속했다.

특히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여 왔다. 원경스님은 지난 임기 중 마곡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고, 오층석탑(국보)과 사천왕상(보물) 등 사찰 주요 문화재의 격상을 이끌며 문화재 중심 도량으로서 마곡사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성주사지·보령불교유산 등 보령지역 사찰 활성화도 기대

이번 4연임이 갖는 의미는 단지 마곡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령 성주사지를 비롯한 충청지역의 역사 깊은 불교유산이 연계 발전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성주사지는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약 천 년의 불교사가 축적된 국가 사적이자, 최근 국가유산지킴이날 행사를 통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공간이다. 마곡사 주지로서 국가유산 복원과 지역 포교에 힘써온 원경스님의 리더십은, 성주사지의 문화·관광적 재조명과도 맞물려 있다.

불교계 안팎에선 “마곡사 중심의 중부권 불교 네트워크가 강화되면, 보령·공주·부여 등 역사문화 도시의 사찰과 불교유산도 함께 조명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성주사지의 무염선사 선맥 복원, 청소년 포교 중심지로의 육성, 지역사회와 연계한 치유·명상프로그램 확대 등은 이미 지역 시민단체와 문화재 관련 단체에서 구상 중이다.

신도·시민·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도량” 만들겠다

원경스님은 당선 소감에서 “숨 쉬는 도량, 살아 있는 불교”를 강조하며 “청년세대와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불교가 단지 전통의 유산이 아닌, 지금 이 시대에 실천적 가치를 전하는 종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곡사 신도회 이윤진 회장도 “원경스님의 4연임은 신도들에게 큰 희망이다. 앞으로 지역 신행활동과 문화불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원경스님은 진연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8년 봉선사에서 운경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91년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은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마곡사 공주포교당과 천안 성불사 주지, 제13~15대 중앙종회의원, 천안불교사암연합회장, 마곡사 제28~30대 주지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마곡 대표이사와 (사)승병장영규대사기념사업회 이사장, 국가유산청 고도분과위원, 대전경찰청 경승 지단장, 대전·세종파라미타청소년협회 총재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