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현충사 사진, 소유자 최순선
이순신장군 탄신 8주갑(480년)을 맞아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 시에 심의도서였던 『교감완역 난중일기』의 개정 3판(도서출판 여해)이 출간되었다. 교감(校勘)이란, 서로 다른 판본을 비교 조사하여 오류를 교정하는 작업이다. 이 책은 2010년에 간행한 후 15년 만에 간행한 것이다. 이 책은 용어와 인명, 지명 등 최근까지 연구된 내용을 반영하고 어려운한문을 한글로 쉽게 풀어 가독성을 높였다.
『교감완역 난중일기』는 2015년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베트남어로 번역되어 베트남에서 출간되었고, 이 책의 축약판은 2016 출판문화산업진흥원 대학신입생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그후 성균관대학교 성균고전 100선 선정되었고, 대구교육대학교 DNUE 50 Greatbooks 교양도서에 선정되었다.
이 책의 역자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40여 년 간 초서와 한문을 연구한 고전학자로서 이순신서체에 영향을 준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와 당(唐)의 손과정(孫過庭) 초서를 연구해왔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난중일기를 완역하고 가장 방대한 문헌으로 고증한 난중일기 교주본을 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난중일기 36일치와 유성룡이 쓴 이순신의 전사기록 등을 발굴하였다.
이 책에는 약 150여 년 전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미공개본 이순신 영정이 실려 있다. 이 영정은 우측에 ‘여해진영(汝諧眞影)’이라고 적혀 있어 이순신의 영정임을 알 수 있다. 여해(汝諧)는 이순신의 자(字)이다. 이 영정의 얼굴상은 현존하는 영정들에 비해 가장 잘 그려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순신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편지1통을 소개했다. 저작 시기와 수신자 미상이나, 딸의 혼사를 앞두고 사돈이 될 두동(斗洞) 지역의 집사(執事)에게 예물과 주단을 요청한 편지이다.
1597년 6월 2일 백의종군 중에 이순신이 단계 시냇가(산청 벽계마을 단계천)에서 아침밥을 먹고 삼가현으로 갔다는 내용이 난중일기에 있다. 최근 해당 유적지의 옛길 상황을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단계천에서 산청군 신등면의 두곡과 간공리 연산 마을, 농산재 산길을 거쳐 삼가현으로 이어진 것이 확인되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산청에서 삼가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다. 때문에 간공마을 입구에 640여년 된 느티나무가 서있는데, 그 당시 이순신이 이 나무 앞을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조성된 백의종군로에서는 신등면 간공리 길이 누락되고 대신 대체로(1089번 도로)를 사용하므로 그동안 소개되지 못하였다.
또한 이 책에는 이순신의 전사설에 근거가 되는 유성룡이 『경자년 대통령』표지에 적은 이순신의 전사기록 전문을 수록하였다. 이 내용은 2022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의 의뢰로 역자가 해독한 것이다. 특히 노량해전에서 부하들이 이순신에게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해서는 안됩니다(大將不宜自輕)”라고 말한 내용과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親出督戰)”라는 내용은 이 기록에만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 이순신이 인척 집안인 현덕승과 현건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서간첩, 난중일기의 대표적인 유적지 50여 곳의 사진을 모은 사진첩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이순신의 모친이 생전에 여수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솥과 이순신이 낙안객사 뒤뜰에 심은 푸조나무 사진을 수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