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8경중 7경인 운천사에 모인 기아국가유산지킴이(사진 한병기)

쏟아지던 폭우가 지나간 자리,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던 7월 20일 일요일 아침. 뜨거운 햇볕도 아랑곳없이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들이 광주 서구 금호운천길에 있는 운천사에 모였다.

투박하지만 인자하게 느껴지는 운천사 대웅전 마애여래좌상

[운천사]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운천사에 있는 불상. 운천사마애여래좌상(雲泉寺磨崖如來坐像)은 고려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磨崖佛)이며,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운천사마애여래좌상은 자연 암벽을 다듬어 불상을 양각하고, 그 위에 건물을 지어 전각(殿閣)의 형태를 갖추어 놓았다. 전체적인 형태와 불신(佛身) 부분은 입체감 있게 조성하였으나 광배와 대좌 부분은 선으로 그 형태를 조각하였다. 육계(肉髻)는 뚜렷하게 솟아 있는데, 머리카락은 나발(螺髮)이었으나 많이 마모되어 소발(素髮)처럼 보인다. 양미간에는 백호(白毫)가 자리한 구멍이 희미하게 보이고, 눈은 명상을 하고 있는 듯 반쯤 감은 형태이다. 양쪽 귀는 매우 커서 어깨 위까지 늘어져 있으며, 귓바퀴와 귓불이 뚜렷한 편이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우견편단(右肩偏袒)의 가사를 입고 있다. 수인(手印)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단전에 모으고 선정(禪定)에 들어가 사유하는 선정인(禪定印)을 취하고 있고, 양손의 가운데 보주를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다리는 결가부좌로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 위로 올라간 길상좌(吉祥坐)이며, 양 발바닥이 양쪽 무릎 위에서 바깥을 향하고 있다. 대좌는 연화대좌(蓮花臺座)로 무릎 아래 중앙에 7엽을, 그 좌우에 3엽을 배치하였으나 선각으로 처리하였다. [특징] 운천사마애여래좌상은 노천불(露天佛)로 알려져 왔지만, 고려시대 기와가 발굴됨에 따라 조성 당시 마애불을 보호하는 전각 형태의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운천사마애여래좌상과 같이 선정인을 취하고 있는 불상으로는 보물로 지정된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扶餘軍守里石造如來坐像) 익산 고도리 석조여래입상(益山古都里石造如來立像), 김천 청암사 수도암 석조보살좌상(金泉靑巖寺修道庵石造菩薩坐像)이 있다. 이 중에서 김천 청암사 수도암 석조보살좌상은 운천사마애여래좌상처럼 두 손으로 보주를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전체적으로 불상을 크게 조성하다 보니 신체적 균형이 맞지 않고, 경직된 얼굴과 도식화된 옷자락 등을 보아 고려 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의의와 평가] 운천사마애여래좌상의 크기는 높이 2.1m, 무릎 폭 2.1m이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에서는 보기 드문 거대한 불상으로, 이 지역의 마애불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운천사에 대해 해설중인 김오현 고문

이날은 단순한 문화 탐방이 아닌, 전통과 자연, 그리고 공동체 정신이 어우러진 ‘진짜 유산 지킴이’의 시간이 펼쳐졌다.

운천사는 광주 서구 8경 중 제7경으로, 오랜 역사와 품격을 간직한 사찰이다. 특히 대웅전에 자리한 마애여래좌상은 참여자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그 웅장함과 고요한 미소로 깊은 울림을 전했다.

다양한 미소로 보여지는 마애여래좌상의 미소

“사진으로만 보던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실제로 마주하니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김연우 회원은 대웅전 앞에서 경건한 눈빛으로 이렇게 속삭였다. 전각 안에 깃든 정성과 세월이 고스란히 전해져, 모두의 마음속에 특별한 감동을 새겨주었다.

이번 운천사에서 활동을 설명하는 한병기 회장

이번 활동은

▶ 운천사의 역사 이야기 나누기,

▶ 폭우 대비 재난 재해 대처법 교육,

▶ 운천사 주변 환경 정화

등으로 알차게 구성되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재난에 대한 열강을 하주는 이병봉 강사

뙤약볕이 이글거리는 날씨 속에서도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구슬땀을 흘리며 풀을 뽑고 낙엽을 쓸어내는 손길 하나하나에 지역 문화유산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이 묻어났다.

또한 재난 재해 대처법 교육을 통해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지킴이로서의 실질적인 역량을 다지는 시간도 마련됐다. 단순한 봉사를 넘어 안전과 문화, 환경을 동시에 품는 ‘지속가능한 유산보호’ 활동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운천사 경내와 주변 도로 및 산책로 청정활동 하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폭우를 견뎌낸 운천사처럼, 청소년과 시민들로 구성된 기아국가유산지킴이의 열정도 꺾이지 않았다.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나된 마음으로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모습은 오늘도 운천사 풍경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참조]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