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문, 일제강점기 당시(광희문이 방치되면서 문루와 성벽의 여장이 허물어지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 기획전시를 ’26년 3월 8일(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일제에 의한 한양도성 훼철’을 주제로 한양도성 훼철의 시작, 식민통치를 위한 도시계획, 한양도성 위에 세워진 시설물, 경계가 허물어진 한양으로 구성된다.

한양도성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도읍지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곽이다. 도성에는 8개의 성문과 2개의 수문이 있었으며 전체 길이는 약 18.6km에 달하였다. 한양도성은 수도와 지방을 구분하는 물리적 경계이자 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물이었다.

숭례문 북측 성벽 철거, 1907년(인부들이 도로 개설을 위하여 숭례문의 북측 성벽을 허물고 있고, 전차가 성문을 관통하여 운행되고 있다.)

기획전시<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포스터
돈의문, 1915년 이전(1915년 철거되기 이전의 돈의문과 홍예를 빠져나오는 전차의 모습)

모형으로 복원한 돈의문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는 대한제국 내정에 본격적으로 간섭하였고, 한양도성은 일제의 침탈과 근대화가 맞물리며 훼철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제의 압력으로 1907년에 설치된 성벽처리위원회는 숭례문, 흥인지문, 오간수문, 소의문 부근의 성벽 철거를 결정하였다.

일제는 강점기 당시 근대화와 도시 정비라는 명목 아래 도성을 훼손하며 한양의 경계선을 허물었다. 이에 오백여 년 이어진 한양의 전통적인 공간체계가 무너지고, 서울은 식민 도시로 점차 변화해 갔다.

돈의문은 1915년 도로 확장을 이유로 205원 50전 헐값에 낙찰된 후 철거되었다. 당시 일제는 한양의 도로를 정비하는 도시계획 사업의 일환으로 돈의문 일대 도로를 확장하기 위하여 돈의문을 철거하였고 성문의 목재는 경매로 205원 50전에 팔리고, 석재는 도로를 공사하는 곳에 사용되었다.

<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 전시실 입구
<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 전시실 전경
한양도성 훼철 연표

이번 전시에서는 사라진 돈의문의 모형을 복원 후 관람객들이 공개하여 사라진 성문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여기서 돈의문 모형은 서울시의「돈의문 복원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의 복원 도면, 근대기 돈의문 사진, 전문가 자문 등을 반영하여 원형의 1:25 축척으로 제작하였다.

또한 일제에 의해 한양도성이 훼철되는 과정과 서울이 식민통치를 위해 개조되어가는 당시 상황을 근대기 사진, 신문, 지도, 영상 등 다양한 전시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 전시는 한양도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역사박물관 최병구 관장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양도성 훼철의 역사를 되새기고, 도성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관련자료 서울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