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시대정신을 되새기며,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한 오월 5.18기념공원에서 (사진 기아국가유산지킴이)

5월, 가정의 달이자, 민주주의의 달인 이 계절.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들이 지난 18일(일) 광주의 심장, 5·18 기념공원에서 의미 깊은 하루를 보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5·18정신을 기억하고 시민과 숲, 미래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공동체 체험의 장이었다.

5.18현황조각, 추모승화공간 앞에서 5.18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그리고 숲과 시민에 대해 해설중인 박미경 강사

■ 역사와 자연, 사람을 잇는 자원봉사의 힘

행사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5·18기념문화센터와 현황조각, 추모승화공간 등 공원 전역에서 진행되었다. ‘서구8경’ 중 하나인 5·18 기념공원의 숲을 함께 걸으며 참가자들은 민주주의의 뿌리를 되새기고, 자연과 시민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했다.

특히 “숲과 시민, 그리고 기억”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 탐방과 체험은 기존의 기념식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단순한 역사교육이 아닌, 시민의 공간으로서 공원이 지닌 역할과 의미를 되짚는 활동은 참가자들에게 신선한 인식을 심어주었다.

추모공간 내 오월 소년을 안고있는 오월 어머니

■ 그 시절을 먹고, 오늘을 기억하다. ‘주먹밥 나누기’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주먹밥 나누기’였다. 1980년 5월,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광주시민이 서로를 위해 건넸던 작은 음식, 주먹밥. 이날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들은 총 100인분의 주먹밥을 정성껏 준비하고 나누며 그 시대의 아픔과 연대를 체험했다. 단순한 먹거리 체험을 넘어 ‘공감’과 ‘기억’을 공유하는 상징적 시간이 되었다.

주먹밥을 직접 만들고 시민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 세대와 기관이 함께 만든 민주주의 기억의 장

이날 행사에는 광주서구자원봉사센터 임영희 센터장과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시민 중심의 자원봉사를 실현하기 위해 늘 현장에서 함께하는 서구자원봉사센터의 모습은 지역사회에 깊은 신뢰를 심어준다.

숲길을 걸으며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시간

또한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등학교 봉사동아리 소속 청소년들의 참여는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지만, 그 의미를 배우고 체험하며 ‘기억의 세대 계승’이라는 귀중한 메시지를 몸소 실천해 낸 것이다. 봉사라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이들의 모습은 행사 내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오월 오늘의 기억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민과 청소년 기아국가유산지킴이가 함께한)

“기억은 과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힘”

기아국가유산지킴이의 이번 활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 있는 교육이자 공동체적 실천이었다. 역사와 시민, 청소년과 기관이 함께 모여 기억을 나누고 행동으로 옮긴 5월 18일. 이들은 말한다. 기억은 박물관이 아닌 사람 안에 살아 있어야 한다고.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리는 마음, 그리고 그 정신을 오늘의 숲과 사람들 속에 다시 심어가는 이 귀한 발걸음은, 광주가 품고 있는 5월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