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수) 오전 10시, ‘회재 박광옥 선생 회재집(懷齋集)' 습유·개역 관련 정책토론회 참석자 단체사진(사진제공 음성박씨 정승공파 종친회)


[광주광역시=헤리티지뉴스] 조선 중기 호남을 대표하는 유학자이자 임진왜란 당시 의병 활동에 앞장섰던 회재(懷齋) 박광옥(朴光玉, 1526∼1593) 선생의 탄신 500주년(2026년)을 앞두고, 그의 생애와 학문, 실천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열렸다.
지난 17일(수) 오전 10시, 광주광역시의회 이명노 의원이 좌장을 맡은 ‘회재 박광옥 선생 유집(회재집)의 습유 및 개역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2026년 박광옥 선생 탄신 500주년을 기념해 그의 학덕(學德)과 충의(忠義), 나눔의 정신을 사료적 기반 위에서 재조명하고, 지역 기록문화의 보존 및 활용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재 박광옥 선생 회재집(懷齋集)' 습유·개역 관련 정책토론회 참석자 접수 및 토론회 전의 다과를 들고 있는 모습(사진촬영 김오현)


■ 학문의 진흥부터 의병 활동까지... 회재의 삶을 읽다
이날 발제에 나선 안동교 한국학호남진흥원 자료교육부장은 『회재유집(懷齋遺集)』의 확장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안 부장은 “박광옥 선생은 개산송당에서 강학하며 기대승, 박순 등 당대 최고의 석학들과 교유했고, 임진왜란 당시에는 의병도청을 세워 군량과 무기를 조달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라며 사료적 기반 위에서 그의 행적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명희 전남대 교수는 유집 속 한시 321수를 분석하며 “특히 사후의 슬픔을 달래는 ‘만시(挽詩,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는 박광옥 선생의 탁월한 감수성을 보여준다”며, “그의 시에 나타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당시의 정치색과 사회적 관계망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용 공주대 교수는 연보와 행장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통해 “회재는 붕당정치에 휩싸이지 않고 도의를 실행한 통유(通儒, 세상일에 통달하고 실행력이 있는 유학자)의 경지에 이른 인물”이라며, 그간 의병 활동에만 치우쳤던 연구 범위를 그의 시와 사상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재 박광옥 선생 유집(회재집)의 습유 및 개역에 관한 정책토론회’의 모습(사진 1)


■ “회재로(懷齋路)는 알지만 인물은 몰라”... 현재화 과제 산적
토론자로 나선 박재우 변호사는 후손을 대표해 “AI 시대에도 선생의 행적과 사상은 더욱 새롭게 빛난다”며 “유물의 발굴과 보존을 통해 그 정신적 가르침이 후대에 온전히 계승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토론자로 나선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은 회재의 역사적 자산을 현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노 원장은 “광주에 가장 긴 ‘회재로(懷齋路)’가 있고 벽진서원이 있지만, 정작 인물에 대해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고 지적하며 ▲문중 행사를 넘어선 시민 참여형 행사의 지속성 확보 ▲대중적 역사 소설 집필을 통한 스토리텔링 ▲지역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회재 박광옥 동상’ 건립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회재 박광옥 선생 유집(회재집)의 습유 및 개역에 관한 정책토론회’의 책자, 음성박씨 정승공파 종친회 박희진 회장(위의 우측),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한병기 회장(아래 좌측), 토론회 홍보프랑


이번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명노 광주광역시의원은 “선생의 학덕(學德)과 충의(忠義), 인덕(仁德)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것은 우리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양하는 일”이라며, “이번 토론회가 회재집의 내실 있는 개역과 함께 선생의 정신이 현대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음성박씨 정승공파 종친회 박희진 회장은 좌장을 맡은 이명노 의원과 축사 및 발표를 맡은 전문가, 토론자들에게 문중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를 전했다. 또 우리 후손들이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귀한 시간이었다며, 오늘의 토론회가 선생의 위업을 널리 선양하고, 광주와 호남의 자긍심을 높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아국가유산지킴이 임진왜란 당시 최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의병을 일으키신 '충의'와 향교를 중수하시고 나눔을 실천하신 회재선생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었다. 특히 어렵게 느껴졌던 한문 기록인 『회재유집(懷齋遺集)』을 현대적인 언어로 새롭게 번역하고 보완하는 작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이 가장 반가웠고, "500년 전의 가르침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실천적 삶을 살아야 하는지 되묻는 것 같아 어깨가 무거우면서도 기쁘다며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인물인 회재 선생의 업적을 더 널리 알리고 보존하는 데 기아국가유산지킴이가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회재 박광옥 선생 유집(회재집)의 습유 및 개역에 관한 정책토론회’의 모습(사진 2)


이번 정책토론회는 단순히 과거의 인물을 추억하는 자리가 아니라, 5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회재 박광옥 선생의 정신을 현대적 가치로 부활시키기 위한 지혜의 장이었다. 참석자들은 선생의 문집인 『회재유집(懷齋遺集)』의 확장 가능성과 한시 속에 담긴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사료적 기반 위에서의 생애 재조명을 통해 선생이 남긴 유산이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문화 자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탄신 500주년을 앞두고 제안된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의 지속성’, ‘대중적 역사 소설 집필’, ‘기념 동상 건립’ 등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회재 선생을 향후 500년 동안 지역의 자긍심으로 세우기 위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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